코코랑 나랑
2012. 1. 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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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김옥춘
큰 나무 뒤에
더 큰 산이 숨었었네?
잎이 지고 나니
산이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세월 지나고 나니
오늘의 생활과 고민들 뒤로
인생이 보인다.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앙상한 숫자
나이라는
연륜 사이로
큰 나무 뒤로
나무들이 발가락을 묻은
능선을 고스란히 드러낸
산이 보인다.
속살을 드러낸 여인처럼
신비롭다.
비우면 더 많이 보이는구나!.
비우면 더 잘 보이는구나!
비운다고 해서
가난해지는 것은 아니겠구나!
욕심은 버려야겠구나!
겨울나무와 겨울 산을 바라보며
비움의 미학에 입문한다.
내 삶에 대한 태도를 가다듬는다.
자연은
배움으로 안내하는 위대한 나의 스승이다.
내게 시시각각으로 인생을 가르친다.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나무만 보였었다.
잎이 지고 나니
산이 보인다.
진실까지 보는 듯 하여
가슴에 수많은 동그라미가 그려진다.
인생이란
보이는 것만 보는 것이 아니다.
가치와 보람
진실과 상처
사랑
그리고
미래까지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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