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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 하나 있었으면

코코랑 나랑 2013. 1. 19. 21:19

 

 

 

 

 

 

♧벗 하나 있었으면 

      
마음 울적할 때

저녁 강물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
내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 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흙 속에서도 다시 먼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