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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코코랑 나랑 2013. 2. 20. 21:04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김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