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의 뜨거운 커피
이해인
어느날
혼자 가만히 있다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고
가슴이 터질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그렇지만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날 이런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과
전화번호를 읽어내려가
보아도 모두가 다 아니었다
혼자 바람맞고 사는 세상
거리를 걷다 가슴을 삭이고
마시는 뜨거운 한잔의 커피
아 삶이란
때론 이렇게 외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