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야기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코코랑 나랑 2011. 12. 21. 10:06

     
 
 

 

 

 

 

 

 

 

      인생은 의외로 멋지다 길을 잃으면 무언가 다르다. 새로운 것이 떠오른다. 평소에 잠자던 온갖 감각이 발동된다. 느낌이 새삼 생생해진다. 민감해진다. 머리가 돌아간다. 모든 것이 단서로 떠오른다. 탐정이 된다. 집의 크기와 모양은 물론 간판이며 가게의 종류, 다니는 차와 주차된 차의 종류와 숫자 나무와 풀과 돌, 꺾인 길과 휘돌아 가는 길과 막다른 길의 생김생김이 모두 단서다. 길 가는 사람들마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무슨 얘기를 하는지 어떤 차림을 하고 다니는지, 아이들이 다니는지 어르신들이 있는지, 어느 시간대에 사람이 많은지 사람들의 표정은 어떤지, 이 모두가 단서가 된다. 냄새에 흠흠 대고 온갖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발부리에 부딪히는 쓰레기마저도 심상찮다. 모르는 길이란 그렇게 몰라서 매력적이고 무엇이 펼쳐질지 몰라서 매혹적이다. 여행 갈 때 너무 꼬치꼬치 계획을 세우고 가면 재미 반감 모험 반감인 것과 같은 이치다. 펼쳐지는 장면에 자신을 맡기고,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에 자신을 던져 버리는 것이 좋다 마치《천로역정》의 순례자처럼 진실을 찾는 마음으로, 《열하일기》의 연암 박지원처럼 천연덕스러운 호기심으로, 사랑하는 에우리디케를 찾아 땅속 지옥의 온갖 모험을 마다 않는 오르페우스처럼 말이다. 위험은 그저 위험일 뿐 그 위험을 알아채는 요령도 곧잘 터득하게 되고 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물론 위험을 헤쳐 가고 즐기고 활용하는 비법도 익혀 가게 된다. 모험도 역시 몸에 익어 가는 것이다. 길을 잃는 목적은 막연한 것이 좋을 게다. 길을 찾는 방법은 모르면 모를수록 좋다. 호기심은 왕성하면 왕성할수록 좋다. 배짱은 두둑해야겠고 두둑하지 않으면 '두둑한 척'이라도 하면 된다. 다리야말로 튼튼해야겠다. 비상금이 넉넉하면 좋겠지만, 정 안 되면 한두 끼 양식거리나 물통 하나쯤 넣어 두면 된다. 무엇보다도 혼자인 것이 좋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나를 몰라서 좋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있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나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는 쉽게 혼자가 된다. 그 혼자 있음이 축복이다....
      *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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