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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기 전엔
앞을 가로막는 큰 산 앞에서
가슴 답답한 중압감을 느끼지만
일단 정상에 올라 산곡(山谷)을 밟고
눈 아래 펼쳐지는 풍광을 보면
저절로 그 향기에 취한다
턱밑에 차오르는 호흡
발목을 잡고 늘어지는 풀잎
구슬 같은 땀방울을 훔치며
한 걸음 두 걸음 발걸음을 옮기면
올라보지 않은 사람이야 감히
오를 때의 그 기분을 알 수가 없다
정상에도
능선에도
계곡에도
발길 닿는 곳곳에 널려 있는
채 살피지 못한 주변의 꽃과 나무들
지천명(知天命)의 고갯길
허겁지겁 헐레벌떡
앞만 보고 달려온 발걸음
밟고 지나온 산 아래의 경치를 보면
새삼스레 삶의 회한을 떠올리게 된다
이젠
방치된 꽃과 나무를 챙겨야 할 때
버려진 쓰레기와 이물질을 추스를 때
지천명(知天命) 고지의 정상에서
내리막길의 평안을 위해 기도한다
결코 오름길보다 쉽지 않을
하산(下山)길의 평안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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