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빌려 주세요
성영희
나 오늘 당신에게
오랫동안 묻어 두었던 부탁하나 하겠습니다
하루만 당신을 빌려 주십시오
옛 애인들이 새기고 간 상흔이 남아 있어도 괜찮고
화르르 피었다가 질 꽃이
독사처럼 똬리를 틀고 있어도 상관없습니다
불 지른 듯 타는 단풍은 견디겠으나
무수히 쏟아지는 별빛을 감당키 어려운 까닭입니다
그저 이 계절을
지탱할 수 있다면 마음 없는 사랑도 허락하겠습니다
당신도 낙엽이 떠다니는
강가에 앉아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진저리나는 허무를 어쩌지 못하는 도피
흘러서 초 저녁 달처럼 흘러서
강물에 내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을 때
조용히 나를 빠져나가도 좋습니다
나
당신을 하루 빌려 평생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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